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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의 모래에서 우주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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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11회 작성일 20-11-2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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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영국의 화가이자 시인, 그리고 신비주의자이기도 한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중에 ‘순수의 전조’(Auguries of Innocence)란 제목의 시가 있습니다. 일부를 인용해 볼까요?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우주를 발견하고

한 송이 들꽃 속에서 천국을 보라.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거머쥐고

한순간 속에서 영원을 붙잡는다.


블레이크는 18세기 중반에 런던의 양말 공장 직공의 아들로 태어나 교육도 거의 독학으로 이루었는데, 10대 초반에 판화가의 제자가 되면서 수많은 고전과 미술작품의 사본을 만드는 일에 참여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전의 정수를 터득한 그는 기독교 신앙의 깊은 사색을 더해 신비로운 회화와 시집을 간행합니다. 독학으로 일가를 이룬 그의 수많은 회화와 시 작품은 지금도 많은 예술가와 문학가, 그리고 성경을 연구하는 신학자들에게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시학과 문학, 신학을 공부하다가 그의 신비주의 회화를 보고 현대 화가의 그림인 줄 알 정도로, 그의 작품은 시대를 뛰어넘는 매력을 지니고 있죠.


세상의 흐름을 직관하던 중 발견한 거대한 흐름, 그리고 작은 사물 속에 담긴 우주의 본질을 깨닫는 시선은 창조적인 시인의 관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특별한 자질에 훈련을 더한 예술가들의 시선만이 아닙니다. 세상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바라보고, 작은 사물에도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가 담겨있음을 깨닫고 있는 우리 성도들의 시선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신앙의 눈은 매우 창조적이고 예술적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성품이 하나님의 걸작품인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우주를 발견하고 한 송이 들꽃 속에서 천국을 보는” 블레이크는 싯구는 “고난한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자비를 발견하고 닫힌 세상 속의 열린 가능성을 꿈꾸는” 우리의 신앙고백과 댓구를 이룹니다.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진행한 ‘추계대심방’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방문하지 못한 가정도 있지만, 대부분의 가정을 저와 서 목사님이 심방하고 왔습니다.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작년 보다 어려워진 경제적 어려움도 알게 되고, 감염을 두려워하는 성도들의 당연한 마음도 느끼게 되고, 대면하고 살지 못해 외롭고 고독한 성도들의 마음도 체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면서도 자녀들 걱정, 교회 걱정하시는 여러분들의 마음에 제 마음도 위로받고 따뜻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죠! 결핍 없는 가정, 아픔 없는 가정이 어디 있겠습니까? 치열한 이민사회를 살아가면서, 이제는 커가는 자식들과 떨어지면서, 팬데믹으로 함께 예배드리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외롭지 않고 고독하지 않는 삶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마음 헤아리게 되니 잠시 밖에서 대면하고 기도하는 가정이 대부분이지만, 오랜만에 심방 온 목사가 반가워 집안까지 초대해 3~4시간 이야기꽃을 피우는 시간도 기꺼이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심방을 다니며 떨어져 살고 있는 우리들이 신앙과 관심과 믿음의 끈으로 넉넉히 묶여 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팬데믹이 시작될 때 느꼈던 두려움과 절망감을 뒤로하고 추수감사절을 맞이하며 품게 되는 잃어버리지 않는 감사의 마음도 보물처럼 발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1620년 신앙의 자유를 찾아 영국을 떠나 신대륙에 찾아온 청교도들도 우리와 같은 이민자들이었습니다. 망망대해의 고단함과 배고픔을 이겨내고, 정착한 땅의 그 살인적인 추위를 이겨내고, 다시 맞이한 봄에 그들이 땅을 개간하고 뿌린 씨앗이 첫 열매를 맺게되던 때, 그들은 그 수확물로 자신들의 결핍을 채우려 하지 않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과 이웃을 향한 환대의 마음을 함께 나누며 지금의 추수감사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땅에 씨앗을 뿌리면서 그들은 그 작은 씨앗에서 하나님의 생명을 느꼈었을 것입니다. 막막한 땅의 현실 속에서도 그들은 앞으로 지어질 교회와 학교를 마음속에 그리며 미래를 꿈꿨습니다. 블레이크는 신앙을 한 마디로 “내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내가 살아가고 싶은 세상을 꿈꾸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팬데믹의 고난한 현장이지만, 그 속에 굳센 다리를 뿌리내리고 사는 우리는 하나님이 만들어 가실 치유와 회복의 땅을 함께 꿈꾸어 봅니다. 그렇게 이 어려운 세상을 믿음으로 굳세게 이겨내고 있을 여러분 모두를 중보하고 축복합니다. Happy Thanksg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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