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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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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85회 작성일 21-02-07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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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4일(목) 이른 아침에 2021년 미국의 국가조찬기도회가 열렸습니다.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처음 있는 이 기도회에 중앙교회 한병철 목사님으로부터 소개를 받은 귀넷 지역구의 케롤라인 보르도(Carolyn Bourdeaux) 하원의원의 초대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워싱턴에서 진행되었다면 저와 같은 변방의 목사가 참석할 수 없었겠지만, 팬데믹 사태로 인해 온라인 줌 미팅으로 진행되어 참석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제가 알기로 이 지역에서 5-6명의 한국 목사님들이 참석하신 것 같은데, 낯선 풍경이었지만 미국사회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국가조찬기도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52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당선된 후, 참모들의 기도회를 시초로 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지금은 매년 세계에서 3700명 정도가 참석하는 매우 큰 행사로 진행되고 있는데, 화상으로 진행된 올해의 경우 참석인원이 더 많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의 경우 미국의 국가조찬기도회를 참석했던 경험을 지닌 대학생선교회(CCC)의 김준곤 목사가 주축이 되어 1966년부터 ‘대통령 조찬기도회’라 명명해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고 1968년부터 참석하기 시작했습니다. 1976년부터 지금의 국가조찬기도회로 명칭을 바꿔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2번째로 큰 규모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한국의 경우, 그 성격의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초기 대통령을 위한 기도회로 진행되며 정권의 독재상황에 기독교계가 정당성을 부여하는 행사로 왜곡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초기 한국의 국가조찬기도회를 이끈 김준곤 목사는 “박 대통령이 이룩하려는 나라가 속히 임하길 빈다.”(1회) “우리나라의 군사혁명이 성공한 이유는 하나님이 혁명을 성공시키신 것이다.”(2회) “10월 유신은 실로 세계 정신사적 새물결을 만들고 신명기 28장에 약속된 성서적 축복을 받은 것”이라고 설교하며 군사구테타와 10월 유신의 독재상황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미화한 것이죠. 


더군다나 1980년 광주사태를 통해 무수한 양민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전두환 씨가 국보위 위원장에 오르고 나서 한국교회는 역시 국가조찬기도회를 통해 그를 여호수아와 같은 장군이라고 찬양했습니다. 공중파 방송의 생중계로 진행된 이 기도회는 이후 전두환 의장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여론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을 준 기회의 장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예배의 자리가 아니라, 독재자를 신성시한 우상숭배의 모임이었다고 이후 한국교회는 회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그동안 국가조찬기도회가 미국사회를 통합시키려는 차원에서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평소 정쟁을 일삼던 민주당과 공화당의 인사들도 이 날에는 정쟁을 그치고 미국의 화합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자리로 이어왔던 것이죠. 지금은 세속화된 시대를 살고 있지만, 미국도 청교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위해 국가를 개척하며 세운 신앙의 세기를 공적으로 지내왔기 때문에, 세속사회 안에서 기독교의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이죠. 물론 지난해의 경우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안이 기각되고 하루 뒤인 2월 6일(미국의 국가조찬기도회는 매 해 2월의 첫 목요일에 열려왔습니다), 트럼트 전 대통령이 기도회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민주당과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의 롬니 상원의원을 맹비난 하며 행사의 취지에 초를 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다시 미국사회의 통합을 위한 목소리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와서 권면과 축복의 인사를 전했고, 카터 전 대통령은 노령이라 서신을 크리스토퍼 쿤스 상원의원이 대독했습니다. 퇴임 후 탄핵 대상이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논란의 대상이라 그런지 녹화 영상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케네디 대통령 이후 2번째로 가톨릭 교인으로 당선된 조 바이던 대통령은 작년엔 상원의원 신분으로 참석했지만, 올해는 대통령의 신분으로 처음 참석해 “우리는 정치적 극단주의, 백인 우월주의의와 국내 테러리즘을 반드시 물리쳐야 한다”면서 “미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이 어두운 시기이지만, 신앙은 희망과 위안을 제공하며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하나의 국가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회와 국가는 언제나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통령과 정부를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것도 비난하는 것도 지양해야 하고, 또 정부의 정책과 대통령의 연임을 위한 거수기의 역할을 해서도 안 됩니다. 하지만 정부와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 중보기도의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이 선한 뜻으로 정책을 펼치고 정치를 하며 하나님께 쓰임 받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회는 하나님의 뜻에 반대되는 정치와 정책을 향해선 칼날 위에라도 서는 용기로 저항해야 합니다. 


이번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며 여러 가지 고민을 품게 되었지만, 잘 참석했다고 생각 했습니다. 세속사회 안에서 기독교의 전통을 공적으로 이어가려는 노력도, 사회를 성서적 비전으로 개혁하려는 마음도, 그리고 서로의 다름을 넘어 하나 되고자 하는 노력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새로운 정부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를 위해 은총을 베풀어 주시길 기도할 때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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