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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anuel Korean United Methodist Church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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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운아 댓글 0건 조회 90회 작성일 21-02-14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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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자화상'이란 제목의 시가 있습니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혼란한 일제강점기의 지식인으로서 마음의 갈등이 숨겨져 있습니다. 우물에 비친 자기를 바라보며 미워하며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고 다시 미워하는 양가적 감정이 이 시에 드러나 있습니다. 본격적인 나의 언어가 형성되던 고등학생 때 저는 시인 ‘이상’이나 ‘윤동주’의 시를 입에 읊조리고 곰삭히며 살았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시어(詩語)에 방황하던 저의 마음이 비쳐졌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나이 50에 가까운 저는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서 왜 이리 스스로 부끄럽게 느껴질까요? 자기의 얼(영혼)을 담은 굴(장소)이 ‘얼굴’이라고 하더군요. 아무것도 무서운 것이 없던 20대의 제 얼굴은 눈빛에 새파란 칼을 품은 것처럼 날카로웠던 것 같습니다. 30대와 40대의 성숙한 나이를 지나면서 이제는 제 얼굴에 하나님의 얼이 드러나야 하는데, 저는 하나님 앞에 언제나 부끄러운 영혼일 뿐입니다. 


지난 주 연합감리교회의 목회자 공부방이 줌 미팅으로 진행되었는데, 달라스중앙연합감리교회의 이성철 목사님께서 ‘목회 나눔’을 해 주셨습니다. 달라스에서 파송 받은지 3년 만에 예배당 건축을 시작하시고, 10년 만에 5-600명의 출석교인으로 교회가 성장할 때가 오히려 목사님의 목회적 위기가 시작되었다고 고백하셨습니다. 그 모든 위기의 과정을 겪으시며 스스로 던지고 찾으셨던 답을 나눠 주셨습니다. 5가지 질문인데요. 목회자들은 스스로 찾고 얻어야 할 답이지만, 여러분에게도 던질 수 있는 신앙의 문제이기에 함께 나누며 글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1) 나는 하나님이 부르셔서 목회하는가? 아니면 내가 선택한 것인가? 내 선택이라 생각하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종종 있지만, 부르심이 있기에 가는 길이 목회의 길이라 생각합니다.


2) 나는 목회하기 위해 사는가? 아니면 살기 위해 목회하는가? 목회가 삶의 목적이 될 때와 수단이 될 때의 차이를 목사 스스로는 알고 있을 것입니다. 목회하기 위해 살 때 하나님께서 목사를 살게 해 주시지만, 목회가 삶의 방편이 되면 목사들은 평생 걱정과 근심을 벗어난 생활을 하기 힘들게 됩니다. 


3) 나는 목회하며 무엇을 추구했는가? 승리인가? 아니면 성공인가? 저도 성공하고 싶습니다. 성공적인 목회자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성공주의 신화를 따를 때의 절망이 얼마나 큰지도 알고 있습니다. 부르심의 길을 갈 때 하나님께서 승리케 해 주십니다.


4) 나는 섬김의 목회를 하는가? 다스리는 목회를 하는가? 목사는 자꾸 공동체와 성도들을 통제하려는 욕구에 놓이게 됩니다. 힘을 가진 위치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성도들이, 특히 이민교회의 성도들이 그렇게 쉽게 따라 주나요? 목사의 역할은 그저 섬기는 자라는 정체성을 지니고 있을 때, 결정하고 통제하는 데에서 스스로의 자존감을 찾으려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5) 나는 예수의 심장으로 목회하는가? 나의 심장으로 목회하는가? 목회하며 갖는 딜레마 중의 하나가 열심히 일 할수록 하나님과 멀어지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내 심장으로 목회할 때, 언젠가 그 심장이 멈추게 될 것입니다. 예수의 심장으로 목회해야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오랜만에 던져진 질문 앞에 스스로를 비춰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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