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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과 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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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96회 작성일 21-03-07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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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알 신’이라는 이름의 19세 미얀마 여대생이 있습니다. 얼마 전 미얀마에서 군부가 선거로 선출된 지도자들과 정부를 전복하고 쿠데타를 일으킨 후 시민들이 나서서 저항운동을 할 때 맨 앞에 나섰던 학생입니다. 이 학생은 시위에 나서기 전, 유언으로 장기를 기증할 것과 연명 치료를 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고 나선 행동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녀는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아서 그녀의 소셜 네트워크에 한국의 대중음악과 춤, 연예인 등에 내용을 많이 올려놓았습니다. 또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배워 그녀가 사는 지역의 태권도 교사까지 해 온 경력이 있던 학생입니다. 참 꿈이 많고 이상이 높았던 그녀가 시위에 나서기 전, 그녀의 아버지는 딸의 팔에 무사 기원의 빨간 띠를 묶어주었습니다. 혹시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을까요?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찍은 다정한 사진을 보며 딸을 둔 아버지로서의 제 가슴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그런 그녀가 시위 도중 머리에 총탄을 맞고 사망했습니다. 그럴 것을 예상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시위에 참여하기전 페이스 북에 자신의 혈액형, 비상연락처, 그리고 만일을 대비한 시신 기증의 메시지까지 남겨두었다고 합니다. 전해지는 외신을 보면 군부가 저격수를 배치해 시위대 앞에 선 이들을 정밀 사격하며 저항의 예봉을 꺾으려 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숫자의 시위대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 미얀마의 자유와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치알 신의 시신이 도굴됐습니다. 그녀가 묻힌 지 하루 만에 한 밤 중에 군부가 시신을 탈취한 것인데요. 총격의 증거를 없애려 한 시도로 보입니다. 민주정부를 전복하고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폭거가 어디까지 갈지 세계가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현재 미얀마의 민주화 시위는 1980년 한국의 광주 민중항쟁과 닮아 보이기도 합니다. 군부의 쿠데타를 막으려는 시민들의 고귀한 저항의 정신이 닮아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건의 초기에 남들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아웅산 수치 여사가 정권을 잡고 있던 시기인 바로 얼마 전까지도 미얀마에선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학살이 자행되고 있었습니다. 현재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주도한 작전이었지만, 국제사회에서 현재 아무도 로힝야족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고 있는 부분이 저는 불편하고 부당하게 느껴집니다. 현재 감금된 저항의 중심 수치 여사 본인도 로힝야족 학살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 국제사회에서 그녀가 받은 노벨 평화상을 무효화 시키려는 운동이 일어날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청년 학생들과 시민사회도 책임이 없지 않습니다. 그들은 암묵적으로 로힝야족 학살에 동조했습니다. 지금 미얀마 시민사회의 딜레마가 그것입니다. 로힝야족의 저항을 억압했던 사람들이 다시 군부를 향해 저항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 중심엔 악의 축인 미얀마 군부가 있습니다. 


‘저항’과 ‘포용’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현재 미얀마의 시민사회의 저항이 성숙하기 위해선 그들이 로힝야족을 포용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그들은 모두가 억압당하는 자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불의와 폭력, 부조리와 악으로부터 억압당하는 이들은 연대해야 합니다. 영국과 일본의 식민지 정책으로 인해 총부리를 서로에게 돌렸던 역사가 있었지만, 이제 미얀마 사회가 회복되고 치유되기 위해선 미얀마 시민사회와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이 함께 해야 합니다. 그들의 저항은 서로를 포용할 때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럴 때 국제사회의 도움도 명분과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사회윤리적 기준은 ‘공의’와 ‘사랑’에 있습니다. 사회와 집단을 향해선 ‘공의’를 선포하고, 개인과 개인이 서로를 향해서는 ‘용서와 사랑’을 전하는 것이 미국의 기독교 사회윤리학자 라인홀드 니이버(Neinhold Niebuhr)가 전한 ‘기독교 현실주의 윤리’입니다. 이번 미얀마 사태를 보면서 함께 함께 아파하며 그들을 위해 중보하며 기도하는 마음을 하나님께서 주셨습니다. 불의와 악을 향해선 용기로 저항하며 함께 하나님의 공의를 세우고, 상처 주었던 이들을 향해선 용서와 화해를 구하고, 아파하는 이들을 함께 안아주고 포용할 수 있을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제보다 긍정적인 오늘로 변화해 갈 줄 믿습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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