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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으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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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106회 작성일 21-07-2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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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연 화제가 된 영화 중 하나가 바로 <노마드랜드(Nomadland)>입니다. 한국어로는 〈유목민의 땅〉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프랜시스 맥도먼드)을 차지했죠. 특별히 고국의 전체주의를 비판한 중국 출신의 클로이 자오 감독의 발언으로 인해, 이 영화가 그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상영 되지 못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2008년 경제대공황의 여파로 네바다 주 엠파이어란 지역의 경제를 책임지는 석고 공장이 문을 닫자 그곳의 사람들이 지역을 떠나며 시작됩니다. 우편번호마저 사라진 유령도시가 된 엠파이어에서 삶의 터전을 빼앗긴 주인공 펀은 뱅가드라 불리는 자신의 밴 하나를 끌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닙니다. 그녀는 한시적인 일자리를 찾아다니던 중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일을 하며 동료들을 통해 방랑자들의 삶을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자발적으로 유목민(노마드)처럼 유랑생활을 선택한 주변인들을 만나며 방랑자와 같은 그녀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지요. 그 경험 가운데 펀은 과거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자유로운 삶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이후 함께 살자는 친언니의 요청도 남자친구가 된 데이브의 청혼도 마다한 채 그녀는 대자연의 광활한 풍경 속 바다의 파도를 결연한 모습으로 마주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 노마드(Nomad)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자유롭게 창조적인 인간형’이란 근사한 의미도 품고 있습니다. 이 단어의 정확한 기원은 ‘유목민’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시작되었지만 프랑스 철학자 질들뢰즈(1925~95)가 1978년 출간한 그의 주저 〈차이와 반복〉에서 노마디즘(Nomadism)이란 용어를 사용한데서 유래합니다. 그가 이야기 하는 노마디즘은 하나의 가치, 하나의 스타일, 하나의 영토에 머물지 않고 그것들로부터 벗어나는 것, 탈영토화된 방식으로 사는 것, 타자를 만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며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항상 정착을 추구하는 이주민의 삶의 양식과 정반대에 길에 서 있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요.


현실에 안주하는 ‘정착민’이나 ‘농경민’이 아닌 ‘유목민(Nomad)’이란 단어는 우리 이민자들에게 어울리는 정체성입니다. 그리고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새로운 세계로 떠났던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삼은 우리 신앙인들의 실존적 모습이기도 합니다. 저 본향을 향해 내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떠나가는 순례자로서 우리는 서 있기 때문이지요. 


전반기를 마감하고 후반기를 시작하며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이 저와 교회 공동체에 필요하다고 절감하게 됩니다. 그 고민 가운데 지난 주 새가족이신 김도형 김영지 집사님 가정을 심방하며 젊고 열정적인 성도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며칠 간 한인타운에서 만난 지인들을 통해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발견하고 개척하고자 하는 것이 온라인 환경입니다. 팬데믹이 시작되어 강제적으로 주어진 온라인 환경을 우리가 억지로 적응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곳이 우리에겐 재영토화 해야 되는, 선교의 지경을 확장해야 하는 통로가 된 것이지요. 메리에타가 우리가 정착한 지역이라면, 온라인 환경은 우리가 발견하고 찾아가야 하는 노마드랜드입니다. 교회에 성도들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답답해하지 말고, 온라인의 광야를 헤매고 있는 양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이 마음과 비전을 품고 온라인교회의 지경을 확장해 애틀랜타 전역의, 특별히 한인타운 지역의 성도들을 전도하려고 합니다. 주일에 교회 나오지 않는다고 탓하지 않고, 온라인 예배를 통해서도 먼 거리로 여행하고 있는 성도들과도 연결돼 그들을 축복해 주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목회적으로도 온라인 처치의 성도들을 모아 ‘찾아가는 성경공부’를 후반기에 함께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교회에 ‘모이는 성경공부’와 선교지로 ‘찾아가는 성경공부’를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유목민과 순례자의 정체성으로 살아야 하는데, 자꾸 정착민으로 안주하려고 합니다. 유목민은 항상 양을 먹이기 위해 새로운 곳을 찾아 재영토화 해야 하는데, 우리는 메리에타에 모든 관심과 시선이 집중되어 시대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갇힌 세상에 마음도 함께 갇혀있지 않고, 한 쪽 문을 닫으실 때 다른 한 쪽 문을 여시는 주님의 손길을 의지하며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때입니다. 그곳이 우리가 찾아가 자유를 느끼며 살아갈 노마드랜드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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