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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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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124회 작성일 21-08-29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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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보는 아이들의 얼굴 표정이 매우 밝아서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외교당국에서 190여 명이 넘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섬세하게 준비한 인형을 손에 꼭 쥐고 아이들은 버스에 올랐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할 당시, 에어컨도 작동하지 않는 버스에 14~15시간 탈레반에 감시 하에 갇혀 있을 동안에는 모두의 얼굴빛이 사색이 되어 절망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제 고국으로부터 멀리 떠나 한국 진천에 찾아온 이들은 ‘살았다’는 마음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그리고 있을 것입니다.


지난 25~26일, 한국은 외교사에 유래 없는 ‘미라클(기적)’이란 이름의 작전을 성공시켰습니다. 군 수송기를 통해 한국대사관과 관련 기관에서 오랫동안 일 하며 협력해 온 아프가니스탄 관계자들과 그들의 가족 390명을 성공적으로 탈출시켰던 것이죠. 일본을 포함한 이웃 나라들이 자국민과 협력자들의 철수시기를 놓쳐 작전에 실패한 것과 달리, 2주전부터 미국정부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은밀하게 작전을 준비하던 외교부와 군 병력들은 과감한 작전 끝에 이들을 성공적으로 탈출 시킬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법무부가 이들을 ‘난민’ 신분이 아닌, ‘특별 기여자’ 신분으로 받아들였다는 점도 관심사였습니다. 벌써부터 “난민을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민을 설득하는 새로운 외교적 선례를 남겼다고 할 수 있죠. 이분들의 한국 체류는 한동안 한국 사회에 ‘뜨거운 감자’가 되겠지요? 단일민족이란 정체성을 지닌 한국인들이 다른 인종, 다른 피부, 다른 문화, 그것도 선진국이 아닌 전쟁의 나라에서 찾아온 사람들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 많은 진통이 예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 내부에서도 새로운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는 사실도 희망적입니다. 비슷한 작전을 펼친 여러 나라 중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대상자 전원을 안전하게 구출한 사례가 한국이 이미 세계에 기여해야 하는 선진국이 되었다는 징표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죠. 이미 방역과 경제적 성과, 군사력 분야에서 최근 급성장을 보이고 있는 한국이 이제는 단일민족이란 자기 경계를 넘어서 세계인으로 기여해야 할 부분이 있음을 자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나와 다른 모습의 타자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고, 그들과의 접촉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한 것이죠. 벌써부터 이들 아프간 피란민들을 받아들여준 충북 진천군의 비영리 쇼핑몰 ‘진천몰’의 주문량이 평소보다 3배로 폭증하고 있다는 좋은 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인종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경험이 이민사회의 축복이라고 생각하게 된 경험이 있습니다. 전에 섬기던 교회에서 몇 년 전 지교회를 개척하며 교회 사택을 수리하는데, 선교담당 부목사였던 제가 책임을 맡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2개월 가까이 진행되던 공사를 위해 차가 없던 라티노 일꾼을 라이드 하고 함께 일을 도왔던 것이죠. 재주가 많고 흥도 많았던 이 라티노 청년과 함께 일을 하며 ‘세상을 이렇게 낙천적으로도 살아갈 수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고단한 육체노동을 거의 매일하며 사는 청년인데... 가족들은 멕시코에 있고 이곳에선 신분도 안정적이지 않았는데... 버는 돈을 아껴 고향으로 보내며 미래를 꿈꾸는 청년은 ‘인생은 살아갈 만 한 것이다!’라는 행복의 명제를 목사인 제가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친구와 함께 지내며 우울질이 대부분인 것처럼 느껴지는 한국 사람들에게선 느끼지 못했던 ‘낙천적 인생관’을 경험하면서, ‘아! 하나님께서 나를 미국에 보내신 것도 은혜’라고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팬데믹의 우울한 터널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도 고국의 좋은 뉴스를 보며 감사의 마음을 회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전혀 다른 세상에 정착하려는 아프간 피란민들의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 그렇게 보면 세상은 참으로 살아갈 만한 미라클한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교회를 ‘구원의 방주’라고 부릅니다. 그 곳은 세상의 난민들, 실패자들, 아픈 이들, 도망자들, 죽어가는 영혼들이 모이고, 또 그래야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나와 다른 이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함께 살 수 있는 공동체가 되어 갑니다. 함께 한 시간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지만, 세상의 실패를 경험했던 이들이 모여 미라클 한 세상을 꿈꾸는 곳이기에, 주님의 몸 된 교회는 그 존재 자체가 미라클한 곳이 되어 갈 것입니다. 교회를 향한 이런 꿈이 저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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