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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anuel Korean United Methodist Church

"홀로 단단하게, 더불어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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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143회 작성일 21-09-0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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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일(8/29) 예배를 마치고 오후 비행기로 보스턴에 다녀왔습니다. 첫째 딸이 이제 대학교 2학년(Sophomore)이 되어 새로운 학기를 맞아 기숙사 건물을 옮겨야 해서 같이 다녀왔어요. 지난 학기를 마칠 때 신입생 기숙사를 같이 쓰던 룸메이트에게 짐을 맡겨놓았다고 하네요. 중국계인 이 친구는 학교가 위치한 매사추세츠에 살고 있어서 기숙사와 집을 오가기 편해 그 친구 집에 짐을 맡겨놓았던 것이지요. 신입생 때 같은 방을 쓰게 된 인연으로 일상의 많은 영역에서 도움을 주는 친구이기도 합니다. 우리 딸이 지난 해 가을 추수감사절 때도 팬데믹 상황으로 집에 내려올 수 없어 학교에 남아 있어야만 했는데, 친구네 부모님이 불러주셔서 그 집에서 추수감사절을 며칠 간 보내며 지낼 정도로 가까운 친구가 되었지요.


보스턴 공항에 내려 차를 렌트해 짐을 가지로 간 후 늦은 시간에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늦은 시간 체크인을 하고 저녁식사를 하는데 딸이 그러더군요. “아빠랑 단 둘이 하는 첫 여행이네!” 짐꾼으로 따라간 여정인데, 우리 딸은 여행처럼 느끼고 있다는 생각에 저에게도 따뜻한 추억으로 남은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목회하면서도 아이들을 어려서부터 여기 저기 데리고 다닌 경험은 참으로 많습니다. 7년간의 청년 목회하면서도 여름이면 4가지 이상의 행사로 인해 매번 한 주일 씩 밖에 나가 살아야 했는데, 가족과 떨어진 시간이 많아 고민하던 중 차라리 한 가지 사역 정도는 가족과 같이 가자고 결심하고 실행해 왔던 것이지요. 매 년 여름마다 청년부의 농촌봉사활동을 같이 하고, 어떤 해는 지리산 둘레길 트레킹에 가족들을 데려가기도 했고, 또 운이 좋아 제주도 올레길 트레킹도 함께 한 적도 있었지요. 오히려 미국에서의 삶이 더 빡빡하고 제한적이라 여행 다닌 경험이 적어지더군요. 그런데 첫째 딸과의 단 둘이 첫 여행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작년에는 차에 짐을 싣고 올라가자마자 짐을 사고 풀고 내려주고 다시 애틀랜타로 급하게 내려왔었습니다. 그 와중에 보스턴에서 이틀 동안 숙식을 하며 기숙사 생활용품을 사고 짐을 옮기면서도 여기 저기 시내를 기웃거리며 구경했습니다. 참으로 햇살도 맑고 강이 흘러 아름답고 인상적인 도시였는데, 올해 다시 찾아가보니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지난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이 없었기에 도시가 여유 있고 낭만적으로 느껴졌던 것이지요. 일상으로 돌아간 대도시 보스턴은 마치 서울처럼 복잡하고 사람도 많고 도로는 일방통행이라 네비를 보고서도 찾아다니기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그런 복잡한 환경에 짐을 옮기며 딸네미를 기숙사에 덩그러니 내려놓고 비행기 시간 때문에 바로 헤어져야만 했습니다. 마지막에 안아주고 기도해주며 나오는데도 내 마음 속 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 시간이었습니다.


미국에 와서 생활하다 보니 자식들을 독립시켜나가며 부모도 독립된 존재로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 배우게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년이면 둘째 딸도 대학에 보내 아내와 함께 둘이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아내는 재미없는 남편과 둘만 남아있는 시간들이 벌써부터 걱정인가 봅니다. 그래서 이전 보다 대화하려는 노력을 좀 더 하자고 하네요.


몇 주 전 첫째가 그러더군요. “내가 있어야 집이 살아있어!” “무슨 이야기야?” 물으니, 다들 조용히 컴퓨터나 핸드폰만 보면서 집에서 지내다가 하이 텐션인 본인이 집에 오니 가정에 활기가 더해지게 되었다는 표현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첫째 딸이 있는 동안 집안 분위기가 훨씬 밝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조용해진(?) 집에서 우리끼리 재밌게 살아가는 노력을 해야 할 때입니다.


흥미롭게도 보스턴에 가서 딸의 짐을 옮기던 중 이전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 했던 권사님과 집사님 부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첫째에 이어 둘째도 이번에 보스턴 대학에 입학해 신입생 기숙사에 데려다 주고 나오는 길에 만나게 된 것이지요. 신기하게 돌아오는 비행기도 같은 편이라 이래저래 이야기꽃을 피우며 오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인생도 여행이라고 비유한다면 이렇게 여러 인연들을 도상에서 만나는 신기한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딸의 새로운 학기도 복된 인연들이 이렇게 앞길에 펼쳐지길 바랄 뿐입니다.


“홀로, 그리고 더불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그런 것 같습니다. 하나님 앞에 홀로 살아가는 고독한 존재이며, 또 함께 살아갈 가족과 교회와 같은 공동체의 식구들과 어깨동무 하고 함께 가는 길이 주어진 것이지요. 이제 가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우리네 삶이 홀로 단단히 서고, 더불어 즐겁게 가는 시간들이 되길 소망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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