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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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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136회 작성일 21-09-12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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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조지아의 일기가 겨울에도 낮에는 뙤약볕이 비추어 따듯하지만, 새벽기도 복장이 반팔에서 긴팔로 바뀌는 때가 다가오며 ‘아, 가을의 입구에 들어섰구나!’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한국에선 곧 추석이 다가오기에 마음이 설레는 이 때에, 우리 교회에는 가을 손님으로 물난리가 찾아오셨습니다.

 

지난 수요일(9/11) 새벽에 오니 교회 본당 앞부분에 물이 흥건합니다. 밤 새 비가 내리치며 메리에타 지역에 경고 문자가 떴는데, 새벽기도를 인도하러 서성수 목사님이 도착하니 강대상 밑 부분이 철퍽거릴 정도로 물이 차 있었던 것이죠. 지붕에서 물이 새지도 않았고 벽을 스며들어오지도 않은 것 같은데, 짐작하기로는 강대상 양쪽에 있는 비상구 밑으로 물이 들어올 정도로 비가 많이 내리쳤던 것 같습니다. 새벽기도에 참석하신 정용진 집사님, 김이근 목사님과 함께 기도회가 끝나고 오전 내내 물을 말리고, 교인 가정에서 제습기를 빌려다 틀어놓는 등 별 방법을 다 쓰며 교회 바닥을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평지에 놓인 교회 건물을 이럴진데, 얼마 전 허리케인이 직격한 뉴욕 일대의 교회와 가정들은 얼마나 많이 피해를 입었을까 공감하고 걱정하게 됩니다. 뉴욕 타임즈가 ‘허리케인으로 드러난 뉴욕의 어두운 두 얼굴’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지상 위에 사는 사람들이 별 피해를 입지 않은 반면에 지하에 사는 가정들은 큰 피해를 당했다며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꼬집더군요. 마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건물의 층수를 통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계급적 구조를 보여준 것처럼, 지하의 어두운 곳은 빛만 적게 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심으로부터도 멀어진 곳이 되어버린 것이죠.


남자 분들과 함께 수요일 새벽을 보내며 분주한 한 숨을 돌리고 나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래도 도와주신 분들이 계셔 안심하기도 했고 든든하기도 했습니다. 또 걱정이 되셔서 여러 성도분들이 문자를 주시고 전화를 주시고 기도도 해 주셨습니다. 다행히 지하가 없는 건물이기도 했고, 또 목사의 마음도 땅 밑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관심 갖고 도와주신 분들도 많이 계셔서 감사했습니다. '올 가을에는 얼마나 많은 축복을 주시려고 하나님께서 물난리를 넘치도록 부어주셨을까' 생각하며 웃음 지어 봅니다.


교회에선 가을을 맞이하며 〈큐티 세미나〉가 시작되었습니다. 목사보다도 더 전문가이신 배재천 장로님이 강사로 나서 자료도 만들어주시고, 개인 경건훈련을 위한 좋은 안내도 해 주시리라 기대합니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에 우리는 말씀을 묵상하는 즐거움으로 채워가게 되니 이 또한 즐겁고 감사한 일이 아닐까요? 적은 인원이라도 세미나에 참여하며 경건의 유익을 맛 본 분들이 ‘큐티방’을 만들어 묵상의 마음을 나누는 일들이 자연스레 이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에겐 가을이 ‘리포트 폭탄’(?)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UMC 목회자들에게는 가을 차지 컨퍼런스(Charge Conference)를 앞두고 연회와 디스트릭에 내야 하는 페이퍼 자료가 쏟아지는 때입니다. ‘아니, 갈수록 매 년 자료가 왜 늘어나지?’ 생각하다 보니 학교숙제를 쌓아놓기만 하고 고민하던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 듯해서 또 웃어봅니다. 설교 준비랑 새로 시작한 성경공부 준비만으로도 벅찬 시기인데, 여하간 교회가 제도가 된 이상 이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의 관료화는 피할 수 없는 길인 듯 싶습니다.

 

달력을 보니 조금 있으면 또 애플 피킹 시즌이 되기에 우리 성도들 모시고 사과 따러 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파트너 교회가 어려워졌는데 차를 제대로 빌려올 수 있을까?’ 하고 쓸 데 없는 걱정을 하며 내일을 그려봅니다. 여러분, 그렇지 않아도 맑고 푸른 애틀란타의 가을 하늘 아래에서 팬데믹의 어두운 터털 안에서만 움츠려 있지 말고, 파아란 하늘도 보고 큐티도 열심히 하고 또 조심스레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이야기꽃도 피워보는 이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생의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가 가을을 맞이하는 우리 성도 가정 모두에게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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