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에 심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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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2,126회 작성일 23-08-15 07:04본문
시냇가에 심은 나무
- 박송수 목사 -
살아가며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줄 때 소중한 존재가치를 느낍니다.
이름은 그 사람의 정체성이자, 존재 그 자체이며 심지어 삶의 내용과 방향을 그려놓은 그림과도 같습니다.
이름 하나만으로도 한 사람의 기나긴 인생을 다 펼쳐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더라도 그의 이름이 곧 그의 신앙이자, 삶의 내용이라는 것을 종종 확인하게 됩니다.
한 때는 농부였던 아버지가 들녘을 거니시며 시편 1편을 흥얼거리신 적이 있었습니다.
저녁노을이 질 무렵 풀내음을 몰고 집으로 오자마자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들의 이름을 송수(松洙)라고 지읍시다! 오늘 시편 1:3절이 입에서 떠나지 않았다오!"
어머니의 미소가 자연적 동의가 되어 그날 이후 저는 ‘물가의 소나무’라는 뜻을 지닌 ‘송수’가 되었습니다.
시편1:3절에 나오는 ‘시냇가의 심은 나무’는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심겨졌습니다.
심은 이의 의도는 나무의 ‘푸르름’과 ‘열매’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시냇가’라는 장소를 선택했습니다.
‘송수’라는 이름에도 이러한 영적인 ‘푸르름’(생명력)과 ‘열매’(하나님이 나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일)라는 메타포가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에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다면, 그리고 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하나님께서 뜻하신 계획 가운데 심으신 곳이라고 신뢰한다면, 그래서 그 곳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영적 푸르름을 잃지 않고 그분이 기대하시는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심으신 임마누엘 한인연합감리교회에 작은 뿌리를 내리려 합니다.
그리고 푸르고 푸른 소나무로서 여러분들과 함께 기대어 서서 아름다운 숲이 되고자 합니다.
지친 이들이 언제든지 오가며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오늘도 그 소원을 기도해봅니다.
소나무의 기도
주여,
잎만 무성한
잡목이 되지 않도록
그 뿌리를
당신의 말씀에
깊이 내리게 하시고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처럼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않고
시절을 따라
과실을 맺게 하소서
익은 열매를
자랑하고
우쭐되지 않도록
스스로 그 열매를
땅에 떨어뜨릴 수 있는
용기와 겸손함을 주시고
가끔은
지친 새들과 별들이
걸터앉을 수 있는
어깨 넓은
나무가 되게 하소서
(박송수목사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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