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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지 못할 때, 깡통이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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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95회 작성일 19-01-20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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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학교의 영어 수업에서 선생님이 학생에게 다음 문장을 해석하라고 했습니다. “Yes, I can!” 학생이 대답했습니다. “그래, 난 깡통이야!”


여러분들이 알고 계시듯이 제가 임마누엘한인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지만, 현재 저는 미국의 파트너 교회인 ‘베델교회’(Mt Bethel UMC)로 파송 받은 상태입니다. 저는 매 주 화요일 오전에 베델교회 스텝회의에 참석한 후 공동식사를 함께 하고, 오후에는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교회답게 교사를 포함한 교회 스텝 80명이 함께 모인 ‘스텝 채플’에 참석합니다. 지금은 눈치가 늘어 부담이 줄었지만, 매 주 화요일 영어로 우리교회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문장을 쓰고 달달 외워 참석하는 것이 여간 곤혹스런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예상외의 질문이 주어지면 바로 ‘얼음’이 되어버리곤 했습니다.


한국에서 모국어로 모든 의사소통을 하던 나는 미국에 와서 깡통이 된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선 환경 가운데, 언어적으로 소통하기 힘든 상황에 주눅 들기도 했죠. 말이 안 통하니 대화 가능한 사람들로 나의 세계가 나날이 축소되어 갔습니다. 한국보다 훨씬 큰 ‘영토’에 살아가지만, 내가 만나고 살아가는 ‘영역’은 훨씬 줄어든 것이지요. 이것이 이민생활의 가장 답답한 트라우마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볼 때, 어른들보다 훨씬 쉽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나이라 하더라도 미국에 올 당시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두 딸들이 영어를 배우고 친구를 사귀어 왔던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 까요? 또한 텍스 아이디가 나올 때까지 직장을 갖지 못 해 2년 동안 집에만 있어야 했던 아내의 고립감도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이민사회에 적응해 가기 위해 애써 왔던 우리 가족 모두에게, 그리고 지금까지 그런 이민자의 삶을 살아왔던 여러분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말했습니다. 언어는 인간존재의 모든 것입니다. 문화, 감정, 전통, 교류, 세계관의 모든 것이 언어란 단어에 축약되어 있지요. 그래서 언어는 단순한 표현의 수단이나 소통의 방식만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회와 사회가 관계를 맺어가는 가장 핵심적인 그 무엇입니다. 그 가운데 소통하지 못할 때, 깡통이 되어가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죠. 


영어는 미국사회에서 인간으로, 그리고 목회자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장벽이 분명합니다. 한국 사람을 만나 한국말만 하고 살아가지만, 앞으로 영어를 성장시키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것이 내 세계를 확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이웃과 소통하지 못하는 생존의 위기를 느끼다 보니까, 또 다른 소통의 부재가 낳는 위기를 경험할 때도 있습니다. 목회가 분주한 일이 되어버린 순간, 바로 하나님과도 소통하지 못할 때가 있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며 하나님과 멀어지는 경험을 하는 것!” 이것이 내 목회에서 때로 경험하는 딜레마입니다. 영어를 못해 미국인들과 소통하기 힘들어 하는 것처럼, 기도의 언어를 잃어버릴 때 하나님과 소통하기 힘든 것이죠. 


세상을 변화시키려 하는 자, 바로 ‘소통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세상을 뚫어보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소통의 근원과 방향은 하나님과의 소통으로부터 출발합니다. 하나님과 소통할 때, 하나님의 나라가 나에게 임하며 세상으로 확장되어 나가기 때문입니다.


땅 끝을 향해 파송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영어를 배워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평생에 부담스런 이민생활의 숙제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과 소통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가는 것은 우리에게 더 큰 기쁨으로 경험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Yes, I can!”


- 이준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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