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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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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40회 작성일 19-02-24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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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올해 초부터 에모리 대학교 병원에서 채플린(병원 사역자)교육 과정을 밟으며 새로운 사역과 배움의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학업과 교회사역, 그리고 채플린 교육까지 동시에 1인 3역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기회가 주어졌을 때 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배우고 싶었기에 채플린 교육과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교육 기간을 거치고 임상과정에 투입되던 첫째 날,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첫째로,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교회사역과는 또다른 병원사역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하고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갖는다는 기대감이었습니다. 둘째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투를 벌이며 살아가는 분들에게 저 자신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또 그분들께 참된 위로를 드릴 수 있을지, 걱정과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사함이 있었습니다.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어린시절 불의의 사고로 병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제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힘들었던 시간이지만, 그 모든 시간을 견디고 이기게 해주시고, 종으로 사용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담당한 병동은 환자들이 중환자실에서 나온 후 회복의 기간을 거치거나 중환자실에 입원하기에는 가볍지만, 일반병실에 있기에는 아직 집중치료가 더 필요한 환자들이 머무는 준중환자 병동입니다. 첫 한주 동안 담당한 병동 환자들을 만나고, 대화하며 교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화의 시간을 통해 환자들이 심적으로 영적으로 많이 절박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는 분들도 있었고, 힘든 치료로 인해 희망을 잃은 분들, 또 보호자의 부재로 인한 고립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모습들은 제 마음을 아프고 힘들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분들을 사랑으로 섬겨야겠다’는 다짐도 하였습니다. 첫 한 주는 제게 많은 숙제를 주었습니다. 


     지난 몇주간 임상 교육을 받으며 저는 많은 가르침을 받았는데, 제게 삶과 죽음에 관련해 많은 생각을 갖게 한 두 경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하루는, 수술 전 기도를 요청한 환자가 있었습니다. 연락을 받고 수술 대기실에 가보니 환자는 이미 도착해 의사와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30대 중반의 젊은 환자였는데, 10년간 신장을 기다리다가 어젯밤 갑작스럽게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듣고 오늘 아침 수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의사와 간호사와 농담하고,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통해 자신의 수술 전 과정을 방송하는 등 유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의사와 간호사가 떠난 후, 제가 그분의 기분을 물으니 두렵다고 합니다. 유쾌하고 활발한 내면에는 수술로 인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을 위로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랫동안 기다렸던 신장을 주시지 않았느냐, 하나님께서 새 생명 선물로 주셨으니, 담대하게 수술 받고오라’고 위로한 후 시편 121편을 읽었습니다. 제가 읽는 동안 그분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후에 기도하는 동안 저의 손을 꽉 잡은 그분의 손에서 간절함을 느꼈습니다. 수술 대기실을 나오는 동안 생명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신체의 한 부분이 망가지자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던 그 분을 보며 하나님께서 오늘 나에게 생명을 허락하심에 감사했습니다. 살아가는 매 순간이 감사요 은혜요 하나님의 선물이심을 느꼈습니다.


    같은 날 오후, 상담요청이 와서 병동에 올라갔는데 50대 후반의 중년 환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미 온 몸에 암이 퍼질때로 퍼져 병원에서는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으니 요양병원으로 옮기라고 했답니다. 그분에게 마음의 상태를 여쭤보니 평화롭다고 합니다. 또 그동안 살아온 과정과 신앙여정에 관해 이야기하며 “살고 죽는 것은 하나님께 달렸으니 나는 평화롭다. 나의 마지막 소원은 교회에 가서 하나님을 찬양하고 영화롭게 하는 것이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시편 121편을 읽는 내내 그분은 눈을 감고 손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도해 드리고 나오면서 ‘나도 저분처럼 죽음 앞에서 의연하고 담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음 앞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님과 신실하게 동행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경험해야 할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은 저입니다. 그러나 지난 몇 주간 동안의 경험이 제 인생에 있어 너무나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또, 크신 하나님 앞에서 너무나 작은 제 자신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살아가는 이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이심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저 자신이 그 마음 간직하고 하나님의 몸된 교회와 사회를 섬기는 진실된 종으로 성장하게 되길 소망합니다.


신성찬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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