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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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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마누엘한인연합감리교회 댓글 0건 조회 91회 작성일 19-05-13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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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인 정채봉 씨가 쓴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이란 제목의 시가 있습니다.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몇 년 전 한국에서 영안실에 안치됐던 80대 노인이 되살아나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분은 일주일간 자식들의 극진한 효도를 받다 세상을 떠났는데요, 그럼에도 자식들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못했다며 그리움의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이별의 순간 앞에서, 부모님이 휴가 받아 다시 돌아오시기를 바라기 전에, 후회 없이 효도하고 이렇게 말 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입니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어느 날 밤 우연치 않게 읽게 된 정채봉의 시를 보면서 ‘우리 어머니도 휴가 나오시면 너무나 좋겠다’고 생각하며 눈물을 훔친 적이 있습니다. 어릴 때 새벽마다 자녀들의 발을 붙잡고 기도해 주시던 어머니... 두 아들을 목사로, 딸은 사모로, 남편은 안수집사로 세우셨던 분... 처녀 적에 양 가의 반대를 무릎 쓰고 탈출(?)을 감행하시어 두 분이서 손 꼭 붙잡고 결혼하셨던, 사랑 앞에 분명한 입장을 갖고 계셨던 신식 여성... 결혼하며 이 씨 문중의 제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시면서 시댁과 대립각을 세우시다가 결과적으로 그 많던 땅을 갖고 있던 시댁으로부터 한 푼의 재산도 상속받지 못하면서도 끝까지 신앙을 지키셨던 분... 생각해 보니 그 믿음의 열매가 오늘의 ‘나’ 임을 알게 됩니다. 


이런 깊은 신앙의 사랑이 어찌 우리 어머니뿐이겠습니까? “눈물의 기도로 키운 자식이 잘 못 될 리 없다”고 교회의 역사 가운데 유명한 격언을 남겼던 어거스틴의 어머니 모니카는, 중년의 나이에 개종할 때까지 방황하던 아들이 굳건한 초대교회의 교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배 위에서 아들의 무릎에 머리를 베고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런 어머니들의 눈물의 기도가 오늘 이 시대 교회의 거름이 되었겠지요!


교육전도사 때 차를 타고 심방을 가든 중 함께 가시던, 청년 또래의 외동딸을 키우고 계시던 권사님의 고백이 지금까지 귀에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전도사님, 딸이 알까요?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내 알맹이는 다 아이한테 가 있는 것 같고 나는 껍데기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그걸 내 딸이 알까요?”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 딸도 지금은 어머니가 되어서 자신과 똑 같은 딸을 키우고 있을 텐데요.’ 이렇게 생각하며 웃음지어 봅니다. 내리 사랑이라고 부모에게 갚지 못한 사랑을 자식에게 남겨 주는 것이 우리네 사랑의 방식이겠지요? 그래서 자식이 철 든다는 표현은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아픈 사랑이었는지’를 깨달을 때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마태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족보를 보면 이례적으로 등장하는 세 여인이 있습니다. 유다의 며느리 다말, 출애굽 때 여리고에서 이스라엘을 도운 기생 라합, 그리고 룻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율법의 시각에서 커다란 결핍을 갖고 있던 여성들이었다는 것입니다. 다말은 시아버지와 통정했던 부도덕한 여인이었고, 라합은 말 그대로 이방인이었을 뿐 아니라 기생이었고, 룻도 이스라엘의 원수인 모압 부족 출신의 이방인이며 남편의 나이 많은 친척과 재혼한 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예수님의 족보를 이끌어가는 여인으로 등장하고 있고, 성경은 그것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약점에 주저앉지 않고, 생존을 위해 겸손했으며, 진실한 모습으로 생의 소명 앞에 섰던 그들의 모습을 하나님께서 소중하게 여기셨던 것입니다.


Mother’s Day를 맞이하며 우리 공동체의 어머니들께 감사드립니다. 치열한 이민 생활의 한 가운데서 경험하는 상처와 고난 가운데서도, 눈물의 기도로 자식을 키워 오셨던, 알맹이를 자식에게 남겨주고 껍데기로 살아가면서도 하나님 앞에 진실하게 서 있고자 노력해 오신, 그런 당신을 사랑하며 축복합니다!


-이준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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